[단독]롯데·신세계, 미니스톱 두고 재격돌

입력 2022-01-05 15:21   수정 2022-01-05 17:34

이 기사는 01월 05일 15: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백화점 대형마트 e커머스에 이어 편의점에서도 전면전을 편다. 업계 5위인 미니스톱 인수전에 두 그룹이 동시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이후 1년 만에 두 그룹이 새해 벽두부터 인수합병(M&A)시장에서 재격돌하게 됐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 롯데그룹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미니스톱 인수전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과, 이마트24를 보유한 신세계그룹 및 사모펀드(PEF)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간 3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일본 이온그룹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다. 예상 거래가격은 2000억원 수준이다.
○1년만에 다시 맞붙은 롯데·신세계
롯데와 신세계가 모두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미니스톱이 보유한 약 2620곳의 점포 수 때문이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점포 수가 규모의 경제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입점업체와의 협상력이 커지고 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매출과도 직결된다.

미니스톱의 향방에 따라 편의점업계 내 판도변화도 예상된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CU와 GS25의 점포 수는 1만6000개 안팎으로 선두 경쟁을 펴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1만1000여개로 뒤를 잇고, 이마트24는 5800여개로 추정된다. 롯데(세븐일레븐)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CU와 GS25를 위협하는 선두권 경쟁에 가세하게 되고, 신세계(이마트24)가 인수하면 세븐일레븐의 3위 지위를 위협하는 구조다.

전국 편의점 망을 e커머스 업체와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만나는 라스트마일 배송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두 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이다. 롯데와 신세계 두 곳 모두 각각 롯데온과 쓱닷컴 등을 통해 온라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는 세븐일레븐을 포함한 전국 오프라인 점포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아직 이마트24를 자사 배송망인 쓱배송에 활용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으로 자사 온라인 거래량이 급증한 만큼 미니스톱 인수로 오프라인 편의점 수를 키워 배송망을 구축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새해부터 미니스톱을 기점으로 유통 '공룡'간 M&A를 둔 경쟁이 재개되는 점도 관심요소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모두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위축 속에서 적극적인 M&A를 통해 활로를 찾겠다 밝혀왔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신세계가 지난해에만 M&A와 투자에 4조5000억원을 투입한 반면 롯데는 롯데쇼핑이 가구업체 한샘 인수에 3000억원을 투자한 점을 제외하고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둔 경쟁에서도 신세계의 승리를 지켜봐야 했다. 이 때문에 미니스톱을 두고도 각 그룹이 승기를 잡거나 상대방이 싼 가격에 인수하는 걸 막고 가격을 높이려는 공수 측면 전략을 치열히 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앵커PE도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다. 앵커PE는 식자재 유통 기업인 넵스톤홀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앵커PE는 넵스톤홀딩스와 함께 데일리푸드홀딩스를 설립해 버섯 재배 및 판매업체인 대흥농산, 식자재 유통업체 화미 등 관련 업체를 차례로 인수했다. 앵커PE가 최근 인수한 간편식(HMR) 부문 1위업체 프레시지와 미니스톱의 시너지도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번엔 성사될까?
이온그룹은 2018년에도 미니스톱 매각을 추진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PEF운용사인 글랜우드PE가 막바지까지 경합했지만 매각 측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당시엔 인수 후보들이 4000억원 안팎을 인수가로 써 낸 점을 고려하면 3년여만에 몸값이 '반토막'됐다.

가장 큰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미니스톱은 2018년 매출 1조1637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했지만 2020년엔 매출 1조795억원, 14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편의점업계의 생존을 둔 혁신 경쟁 속에서 미니스톱이 정체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지난해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하는 등 편의점 ‘빅3’가 모두 배달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미니스톱은 이에 대한 전략을 내놓치 못했다. ‘곰표 밀맥주’ 이후 편의점업계에 확산한 이색 콜라보 열풍에서도 소외됐다.

일본 이온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새 주인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2월 결산법인인 이온은 2021년 회계년도가 마감되는 올해 2월 이전까지 매각을 마무리해 올해 이온그룹 실적에서 한국미니스톱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매각 절차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차준호 / 노유정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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